[k리그 대구vs전북] 대구 팬 입장에서의 리뷰~~~~
루나 관리자
2023-10-02 06:38:31 261 2

최원권.jpg [대구 위주의 리뷰] 대구v전북

"10점 만점에 10점"



1. K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팀v가장 저렴한 팀


아시안게임 5인 차출에 부상 등의 이슈로 선수가 일부 못 나왔다 치더라도

전북의 엔트리는 여전히 부러움의 대상이다.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가 이수빈, 최철순, 이동준이야?"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100% 스쿼드일 때는 더 부럽다. 


대구는 리그 내에서 몸값 저렴하기론 1, 2위를 다투는 팀이다.(달빛더비 광주와 더불어...)

세징야 부상, 케이타 경고누적, 벨톨라 퇴장징계, 황재원 아겜 차출로 주전급을 꽤 많이 뺀

엔트리르 들고 나왔고, 아마 대구팬 대부분이 예상 가능한 선발진이 아니었나 싶다.


18인 엔트리에 U22 자원이 5명이나 들어온 것을 보며 경기를 쉽게 풀어서 

그동안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를 잡길 바랬는데, 딱 그대로 되어 기분이 좋다.



2. Simple is best.


경기 시작 15초만에 첫 골이 터졌다. 

대구는 볼이 돌기 시작하면 후방에서 최전방 에드가에게 롱볼 보내는 것이 익숙한데,

오늘도 어김없이 "벌써 롱볼 때리나" 싶은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에드가에 대한 대인마크가 다소 불완전했고, 

발보다 머리가 정확한 에드가의 헤더는 아주 정밀한 패스로 고재현에게 이어졌다.

박스 안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잡은 고재현은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한 슛을 꽂아 넣으며

팀의 선취골을 경기 시작 15초만에 뽑아냈다. 


에드가를 향한 정확한 롱킥 → 에드가의 정밀한 헤더 떨구기 → 고재현의 깔끔한 마무리.

단순하지만 매우 치명적인 첫번째 공격 시퀀스에서 대구가 추구하는 축구가 정확도를 갖췄을 때 

어떤 위력을 보여주는지 잘 알 수 있었다.



3. 전북의 플랜A를 박살 낸 대구의 (only)플랜A 


대구의 플랜A는 늘 하던 패턴이었다. 

수비라인을 내려 세우고, 중원을 통한 빌드업 보다는 윙백을 통한 빌드업을 선호했고,

중앙으로 공이 가는 것은 롱패스 후 떨어지는 세컨볼이 돌 때 정도였다. 

공격 진영까지 올라가면, 지공을 펼칠 법한 상황이 주어져도 웬만하면 빠르게 슛팅을 선택하고

공격 과정을 마무리 지은 뒤 수비 복귀에 집중한다.

그리고 오늘 이 패턴은 그대로 작동했고, 평소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진 것이 특징이었다.


반면 전북은 5-4-1 포메이션을 내세우며, 부족한 창의력을 측면의 빠른 윙백의 돌파를 통해 

풀어내려 한 것으로 보여졌다. 

반대로 센터백 3명을 세워 에드가의 제공권을 어느 정도 통제하려 한 것 같은데, 

경기 결과와 같이 휘슬이 울린지 15초만에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1골 실점은 그냥 불운했다고, 혹은 집중력이 떨어져셔였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전술 대응을 하지 않은 전북은 전반 6분 바셀루스에게 중거리 슛을 하나 더 얻어 맞는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대구는 공격 시퀀스 시간을 길게 가져가지 않는다. 

역습을 치는 속도도 빠르지만, 일단 공격 진영에서 슛-패스-크로스 모두 선택이 빠른 편이다.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일단 마무리를 지으려는 의지가 강한데, 

전문 센터백 3명을 세운 전북의 수비진은 이 부분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공격 진영으로 투입되는 대구 선수들의 빠른 침투가 결국 전북의 플랜A를 전반 초반 망가뜨렸다.



4. 감코진+선수단+원정팬 모두가 최고였던 경기. 


일단 오늘 경기는 대구FC 구성원 모두가 잘 준비한 경기라 생각한다.

전북의 최근 스쿼드 상황과 경기 내용을 분석하고 평소보다 더 빠르고 간결한 공격 작업을 보여줬다.

추석 연휴 잘 쉬었는지 집중력도 매우 높았고, 선수들 개인 컨디션도 상당히 좋아보였다.


지난 경기 정말 너무 부진했던 에드가도 오늘 전방 압박-연계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바셀루스도 부상으로 아웃되기 전까지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해줬고,

2골을 기록한 고재현도 경기 전반에 걸쳐 탈압박-드리블 돌파가 돋보였다. 


굳이 아쉬웠던 선수는 박세진 정도였는데, 경험 많은 전북의 베테랑들의 강한 압박과 

바디 체킹에 다소 기가 눌린 탓이었지,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1,500명 가량 전주를 찾은 대구의 원정팬들. 

명절 연휴임에도 이렇게 많은 팬들이 원정을 간 것은 정말 너무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대구FC는 역사가 짧고, 오랜 시간 리그 꼴찌 경쟁하던 팀이라 팬층이 두텁지 않았는데, 

최근 대구FC 팬 증가세는 광역시급에 걸 맞는 팬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오늘 경기는 종합점수 10점 주고 싶은 경기였다.



5. 결국 "투지"가 득점을 만든다.


2골을 내리 실점한 전북은 전술을 4-2-3-1로 변경했다. 

문선민이 세컨톱으로 자리를 옮기고, 한교원-안현범을 좌우 윙어로 기용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전북에게 1골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전북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단연 문선민. 

물론 날려 먹은 찬스도 많았지만, 오늘 득점 장면을 결국 문선민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원래 빠르고 중심 이동이 좋은 선수지만, 오늘 중앙에서 보여준 문선민의 플레이는

플레이 메이커가 전무한 전북 現스쿼드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였다.


대구 수비수들과 경합하며 우당탕 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 붙인 덕에

볼이 다시 중원의 보아텡이 슛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보아텡 역시 박세진과의 경합에서 이기며 환상적인 감아차기 득점에 성공했다. 


대구의 오늘 3골도 그랬지만, 결국 득점-승리를 결정하는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집중력, 투지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6. 바셀루스 부상 이탈 후 완전히 전북으로 기울어진 흐름


2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 전반을 마쳤다면 참 좋았을텐데 보아텡에게 한 골 먹었다. 

게다가 대구 입장에선 실점 전후로 분위기를 완전히 전북에 내준 상태였는데, 

전반 30분 바셀루스가 사타구니를 붙잡고 그라운드에 누웠다. 


"세징야 부상에 벨톨라가 없는데 바셀루스 까지 나간다고???? 경기 크게 말릴 수도 있겠는데" 싶었다.

원래 하던 대로 수비라인을 잔뜩 내려서서 육탄 방어로 막는다고 해도 결국 날카로운 역습으로 상대 뒷공간을 위협해줘야 

공격하는 상대 팀도 뒷공간에 대한 걱정을 하며 플레이를 할 텐데 그 역습의 옵션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교체 투입된 근호형이 원숙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경기를 잘 마무리 했으나 

바셀루스의 교체 아웃으로 후반 잔여 시간을 내리 실점 위기 속에서 보내야 했다. 


그 와중에 대구의 골문을 지켜준 수호신!!! "전주성의 골대"

고맙다. 덕분에 승점 3점 벌었다. 

오늘 고라니가 세이브 한 횟수와 얼추 비슷하게 막아줬다. 


사실 전반 막판까지 전북에게 분위기를 완전히 뺏긴 상황이라 분위기를 반전 시킬만한 하프타임 토크가 이뤄지길 기대했는데

내용은 모르겠지만 최원권 감독이 잘 해낸 것 같다. 후반 들어오며 전반 막판 수준의 전북 화력쇼를 당하진 않더라. 



7. 능숙한 엄마 홍철, 잘 받아 먹는 고재현


홍철도 수비하다 보면 안현범 같은 스피드 스타에게 뒷공간을 털리거나, 

공중볼 헤더로 처리하려도 삑 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럼에도 국대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는다. 

너무너무 잘한다. 그냥 축구를 참 잘 하는 사람이다. 

윙백인데 탈압박하고 풀어주는 전개 패스도 뛰어나고, 

대구에서 손 꼽히는 킥력을 보유한 덕에 롱패스도 훌륭하다. 

이런 홍철의 킥력이 후반 프리킥 장면에서 위력을 과시했고,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공 앞엔 "늘 거기 있는 남자" 고재현이 있었다.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는데, 고재현의 뛰어난 위치 선정은 결국 그의 부지런함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수 중 가장 많은 수비 가담을 하고, 이로 인해 가장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하는 선수다. 

그럼에도 늘 득점이 필요한 장면 바로 그 자리에 고재현이 있다. 


골 잘 받아 먹는 아들 고재현과 턱밑까지 떠 먹여 줄 수 있는 엄마 홍철의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8. 조광래 유치원 3탄 → "최원권 유치원"


경남FC 감독 시절 조광래 유치원 1기. 

대구FC 사장 부임 후 90년대 중후반생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던 조광래 유치원 2기.


그리고 지금의 대구FC는 조광래 유치원 3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최원권 유치원"이라 불러야겠다.


오늘 엔트리에 U22 선수가 5명이나 있었다. 

김영준, 김희승, 이원우는 1군 경험이 있지만, 대체로 B팀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고재현, 조진우가 99년생이니 팀 스쿼드의 절반 정도가 20대 초반대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달구벌 노인정" 어르신들이 잘 메워주며 팀이 굴러가고 있다. 


대구는 예전부터 이런 팀이었다.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는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은 대부분 대구를 떠난다.

그래도 적절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대구에 남은 중견급 선수들과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유망주들,

그리고 전성기가 지났지만 왕년에 한가닥 했던 베테랑들이 맛 좋은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졌을 때 

무서운 기세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이다.


올해가 지나면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을 또 걱정해야겠지만, 

지금의 추세와 기세라면 완성도를 더해 가는 "최원권 유치원"의 약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 물론 "달구벌 노인정"도 병행할테지.



9. 완성도가 높아진 딸깍볼 ☞ "아챔 티켓 도전"으로 목표 상향 조정.


우리 감독님이 인스타를 제법 하시는 편이다.

감독 중에 제일 젊어서 그런가??? 

아무튼 오늘 승리 게시글에 아챔티켓을 목표로 하는 글을 적었다. 


그래 우리 또 아챔 나가면 좋지. 물론 설레발은 안 좋지만, 

최근의 성적과 기세를 봐서는 목표 상향 조정도 나름 이해가 된다. 


아챔 나가면 스쿼드 더 보강해야 할텐데 올해 잘한 선수들이나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나가면 좋지. 내년에 총선도 있는데 홍 시장님 돈 좀 써야 하지 않겠냐는 그런 씨알도 안 먹힐 논리를 한 번 펼쳐보고 싶다.


많이도 안 바란다. 황재원, 바셀루스, 벨톨라 잘 지키면 된다. 

홍정운 재계약 하고, 에드가 대체자 딱 영입하면 사실상 대구 수준에선 완성형 스쿼드가 아닐까!?


3위 도전 선언.jpg [대구 위주의 리뷰] 대구v전북


10. 골대불운을 떠나 플레이 메이커가 부재 했던 전북


상대팀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일단 단 감독이 아직 K리그 타팀 파악이 덜 된 느낌이었다.

위에서도 언급했 듯 전북의 플랜A는 대구의 플랜A에 완벽히 잡아먹혔다.

그런데 대구가 이렇게 할 걸 몰랐을까??


대구의 플랜A는 바뀐 적이 없다. 그저 오늘 완성도와 집중력이 더 좋았던 것일 뿐. 

아무리 전북에 아겜 차출이 많고, 여러 이유로 빠진 선수가 많다 하더라도

냉정히 전북 스쿼드는 오늘 대구 스쿼드보다 더 나은 스쿼드라 생각한다. 


골대 불운+날려 먹은 슛팅이 아쉽긴 하겠다만, 

과거 "닥공"시절의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축구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중앙, 측면 할 것 없이 파괴력이 떨어지더라.


백승호-아마노준 같은 선수가 빠진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일단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할 선수가 오늘은 아예 없어 보였다. 

10번 역할을 수행할 선수도 없었고, 피를로 처럼 레지스타 역할을 통해 후방에서 경기를 조립할 선수도 없어 보였다.


시즌이 끝난 후 평가를 받을 것이고, 아마 내년 성적이 단 감독의 본 성적표가 되겠지만,

오늘 전북은 K리그에서 재정 지원 규모가 독보적인 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팀이었다.


"파이널A가 코앞. 다시 한 번 날아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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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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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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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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